32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
지난 6월 10일(토) 오후 12시 30분, 보신각에서 시청까지 민족민주열사·희생자 영정행진인 "열사와 함께하는 시민대행진"을 범국민추모제 사전행사로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32회 범국민추모제에서는 사전행사로 영정행진을 진행했는데, 전체 783분의 민족민주열사·희생자 중에 영정 사진이 있는 633명의 민족민주열사·희생자 영정을 준비해서 행진을 진행했습니다.
행진 후에 서울시청 옆 도로에 준비된 행사장에는 경찰이 앞뒤 사방을 막고 양회동열사 영정이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있었고, 행사장 내부에서는 리허설 중이었습니다. 심지어 경찰들이 행사 안내 부스까지 들어와서 양회동열사 영정을 찾으려고 들어오면서 천막 한쪽을 들어내야했고, 일부 박스가 훼손되는 소동도 있었습니다.
검찰독재정권의 폭압에 경찰들도 알아서 기어야하는 현실이라 리허설도 지체되고, 본부 천막 물품 반입도 혼선이 생겼습니다.
덕분에 영정행진단은 20~30분 정도 행사장 뒤쪽에서 기다려야했습니다.
그럼에도 영정을 직접 들고 행진하는 것과 제단에 영정을 직접 올리는 것만으로도 참가자들의 감동은 배가 되었습니다.
영정행진을 준비하면서 참가자 신청을 받고, 유가족이 영정을 드는 것과 학교나 지역 등 선배의 영정을 드는 문제에 대해 여러 경우들을 고려해서 영정을 들 사람을 배치하는 과정이 다소 시간이 들긴했습니다. 그래도 참석자 한 분 한 분이 나의 열사, 우리의 열사를 들고 행진하는 것과 누구라도 소외되지 않게 신경을 쓰고 싶었습니다.
범국민추모제 본행사가 예상보다 길어져서 4시에 끝나기로 했던 행사가 4시 30분 가까이 되서야 끝날 수 있었습니다. 그 사이 4시부터 비와 바람이 불면서 아슬아슬한 시간이었지만 헌화하는 시간에는 그래도 비가 그쳐서 다행이었습니다.
서울시에서 시청광장을 작년부터 5~6월 독서대회를 진행하면서 토요일에 시청광장을 사용을 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청계광장 또한 서울시에서 행사 등의 이유로 허가를 내주지 못하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경찰서에 가서 집회 신고를 하고 도로에서 하는 것으로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해당 공간에서 을지로-시청 사이로 나오는 것을 불허해서 제단의 넓이를 25미터로 줄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을지로와 시청 사이 공간에 제단을 쌓으면 제단 넓이를 40~50미터까지 사용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반으로 줄어든 제단 넓이 때문에 제단을 8단까지 올리면서 하단의 영정들이 흔들리면 전체가 위험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에 영정 상단과 하단에 못을 박아서 고정하고, 영정 앞에 낚시줄을 이어 앞으로 기우는 것을 예방했습니다. 그런데도 갑자스런 돌풍에 일부 영정이 앞으로 쓰러지는 아찔한 상황이 되기도 했습니다.
작년에 영정 정비를 할 때 오래전에 유리로 되어 있는 영정은 야외에서 하는 추모제에서 위험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 아크릴로 교체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돌풍에 유리가 깨지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1~2개 영정은 모서리가 바닥에 닿으면서 금이 간 게 있었습니다.
영정행진에 참가하는 분들이 많아서 전에 없이 많은 분들이 모이고, 빌딩 사이 좁은 공간에서 진행하다보니 예상치 못한 돌풍도 겪게되었습니다. 그럼에도 참가자 모두 조금이라도 감동이 있었던 추모제가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내년에는 광화문광장이나 시청광장에서 만나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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