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추모제 참가 - 열정단 소감 인터뷰
그들이 염원했던 세상을 나침반 삼아...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24학번 전혜림
5월 18일, 광주에 역사기행을 다녀오고 난 뒤로 모르고 있었던 실은, 잊고 있었던 수많은 이름과 얼굴을 보았습니다. 그 얼굴들을 어째서인지 오래도록 들여다볼 수가 없었습니다.
광주를 다녀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열사정신계승청년학생실천단(열정단)>이라는 이름으로 <제33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범국민 추모제>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행진이 시작되기 한참 전부터 정말 많은 분들이 전국 각지에서 방문을 하셨고, 누군가에게는 1년에 한 번 있는 소중한 자리라는 것을 알기에 실수하지 말아야지!라는 마음을 먹고 진땀을 빼며 정신없이 영정사진을 전해드렸습니다. 어떻게 하면 예의를 갖춰 전해드릴 수 있을까… 옆에 있던 선배와 정면으로 건네드려야 한다. 아니다. 우리 쪽에서 정면이어야 한다며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다 보니 사진들로 가득했던 책상이 점점 휑해졌고, 어느새 서울 한복판을 연두색 손수건을 두른 사람들이 가득 메웠습니다.
휠체어를 탄 사람, 무거운 깃발을 든 사람, 엄마 손을 잡고 온 아이, 연세가 지긋한 어르신들까지 모두가 푹푹 찌는 날씨에도 한마음 한뜻으로 구호를 외치며 앞으로 나가며 시청을 향했습니다. 함께 하겠다, 내일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와닿지는 않았던 ‘함께 나아간다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 체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제단 위에 사진을 올리고 정리하며 비로소 마주하게 된 얼굴들을 저도 모르게 잠시 멈춰 서 바라보았습니다. 광주에선 왠지 모를 죄책감과 슬픔에 지나쳤던 얼굴들을 이제야 마주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시청 앞까지 행진하며 그들을 기억하고 함께한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열사들의 정신과 그들이 염원했던 세상을 나침반 삼아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이더라도 같은 곳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하고 감사했습니다.
민주유공자법, 꾸밈없는 진실, 제대로 된 사과 어느 것 하나 쉬워 보이진 않지만. 6월 8일, 서로의 속도에 맞춰 내디뎠던 발걸음처럼 조금 느리더라도 함께 하고 투쟁하겠습니다.
이번 <열사정신계승청년학생실천단>은 진보대학생넷 서울-인천 지부 회원들이 함께 꾸리는 실천단이었습니다. 진보대학생넷은 한국사회의 민주주의와 자주통일 실현, 청년학생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내에서, 노동자 농민 빈민과 함께하는 연대의 자리에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이전 열정단을 통해 진보대학생넷은 우리가 오월 광주기행에서 만난 열사들이 바라보는 시선 끝에 발끝을 맞춰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앞으로도 그러하겠다는 다짐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진보대학생넷에도 무한한 관심을 부탁드리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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