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1일(토) 오전 11시,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백기완선생 2주기 추모식이 있었습니다.
이날 추모제에는 각계각층에서 300여명의 추모객이 참석했습니다.
이은 노나메기 재단 이사의 사회로 추모식을 시작하여 신학철 재단 이사장, 명진스님 재단공동후원회장,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등의 추도사가 이어졌습니다.
이날 송경동 시신의 유작시 '젊은이여'를 낭송했습니다.
*유작시
젊은이여 - 백기완
나는 어려서 이른 아침부터 남들은 학교가느라
바쁜 밝은 새 아침이 그렇게도 싫었다.
아무 데도 갈 데가 없는 나는 트릿한 날, 눈보라라도
몰아치면 그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거기서 높은 나무일수록 거센 바람을 먹거리로
삼고 자란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젊어서 곧게 난 들길을 혼자 걷기를
그리 좋아했다 거기서 남들이 낸 들길은 끝이
있다는 것을 보고, 따라서 내가 가야 할 길은
내가 내야 한다는 것을 깨우쳤기 때문이다
젊은이여, 모래는 그것을 움켜쥐면 쥘수록
도리어 손아귀에서 다 빠져나간다는 것을 아는가
하지만 말일세, 망치와 쟁기는 그것을 움켜
쥘수록 힘이 가나니
젊은이여, 이참 그대들의 손아귀엔 무엇이
쥐어지고 있는가. 명예? 돈? 권력? 안정?
고수준의 수입? 아닐세 그것들은 움켜쥐면 쥘수록
그대들의 손아귀를 빠져나가는 모래. 허무라
야망보다는 이상. 삶보다는 역사적 실천.
그 실천을 위한 알기(주체)가 되어 뚜벅뚜벅
이 썩어문드러진 세계를 가로 지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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