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4일(수) 오후 2시, 진실화해위원회 앞에서 진화위 의문사 진상규명 촉구 10차 집회를 가졌습니다.
추모연대 진상규명특별위원회에서는 진화위의 의문사 진상규명 조사와 관련하여 2022년 8월 2일부터 의문사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진화위 앞 집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날 10차 의문사 진상규명 촉구 집회에서는 1987년 대선 정국을 전후한 시기인 1985년부터 발생한 의문사와 군에서의 선도공작은 전두환 군부독재 정권 연장 과정에서 발생한 의문사이며, 특히 서울대라는 특정 학교에 집중하여 발생한 의혹을 제기하였습니다.
그리고 진화위는 밀정 의혹을 받고 있는 김순호 현 경찰대학장을 강제징집 피해자로 진상규명 결정예정이라 합니다. 김순호의 밀정 의혹에 대한 조사는 전혀 진행하지 않은 진화위가 그를 강제징집 피해자가 되게 만드는 것은 국가폭력을 정당화 하는 반인권적 행위입니다. 친일 행위자의 경우처럼 종합적 조사와 판단 속에 김순호의 행위는 평가되어야 합니다. 선 진상규명 후 결정이어야 올바른 이행기 정의 실현이요 과거 청산입니다.
<결의문>
진실·화해위원회는 김순호의 강제징집 피해자 결정을 중단하고,
1987년을 대선 시기를 전·후하여 발생한 의문사에 대한 실체적 조사에 적극 나서라
한국 사회의 포괄적 과거청산을 목표로 2020년 12월 10일 출범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에는 24건의 의문사가 신청되어 있다. 의문사는 독재 및 권위주의 정권이 자신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 동원되었던, 안기부(중앙정보부), 보안사(기무사, 현 방첩사령부), 경찰 등 공안기관이 자행한 폭력에 의한 죽음이 밝혀지지 않은 사건들이다.
우리는 오늘 의문사 진상규명 촉구 10차 집회를 통해 1987년을 전·후하여 왜 서울대라는 특정 학교에 의문사가 집중되어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한다. 아울러 진상규명 신청된 의문사 사건 중 일부가 아직도 조사개시 되지 않은 것을 규탄한다.
1987년 대통령 선거에서 신군부 전두환 정권은 재 집권을 위해 발악했다. 1986년 국정연설과 이후 여·야 정당 대표 청와대 초치를 통해 전두환은 “개헌문제를 89년에 가서 논의하는 것이 순서”라는 망발을 하며 군부정권을 연장하고자 했다. 이로 인해 정권 연장에 가장 큰 걸림돌인 학생운동에 대한 탄압은 공안기관을 통해 더욱 강화되었고, 이 과정에서 의문사가 발생했다. 1985년 10월 11일 수배 중 경부선 철로 변에서 발견된 우종원 의문사 사건, 1986년 6월 전화를 받고 외출 한 후 부산 앞 바다에서 시멘트덩이를 매단 채 발견된 김성수 의문사 사건, 1987년 2월 20일 보안사 프락치 강요 공작에 의해 사망한 김용권 의문사 사건, 1987년 9월 8일 선도공작 과정에서 사망한 최우혁 의문사 사건, 1988년 5월 26일 집에서 외출한 후 실종된 안치웅 실종 사건이 이 시기 발생한 의문사이다. 그리고 아직 조사 개시되지 않은 서울대 재학 중 1982년 5월 실종된 노진수 사건이 있다.
1985년부터 1988년 사이에 발생한 학생운동가 5명의 의문사 또는 실종에 대해 진화위가 총체적, 실체적 조사를 통해 철저히 밝힐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의문사 사건 조사에 대해서는 조사 담당 과나 조사관이 다르더라도 협업 조사와 자료 공유를 통해 실체적 조사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할 것을 요구한다.
정권에 의해 학생운동가들은 지속적으로 미행과 감시의 위협을 받았고, 개인의 비밀과 자유는 침해당했으며, 정신은 철저히 파괴당했다. 신군부 권력 연장을 위한 공안 기구들의 충성심이 이에 부역하다 의문사를 발생시켰고, 현재까지 은폐, 조작, 부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진화위는 의혹 없이 의문사의 진실이 밝혀지도록 조사하라.
지난 해 우리는 이 자리에서 밀정 의혹 김순호의 반인권 행위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진화위는 이에 대한 조사는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국가폭력의 가해자인 김순호를 강제징집 피해자로 결정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김순호는 1983년 강제 징집된 후 보안사령부의 녹화공작 대상자로 관리받으며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의 동향 등 보안사의 요구에, 충실히 첩보를 수집해 보안사에 보고했음이 보안사 문건을 통해 밝혀진 바 있다. 이 녹화공작 존안 자료에 따르면 김순호는 다른 공작 대상자들과는 다르게 ‘제보’를 통해 자발적으로 조사에 임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전역 후 정보원 활동을 지속하겠다는 각서도 포함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김순호는 정보기관의 프락치 역할을 충실히 한 것이다. 국군 보안사의 프락치에 이어 김순호는 치안본부의 밀정 역할도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이하 인노회) 탄압사건이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인노회의 부천지역 조직책이었던 김순호는, 1989년 2월 공안탄압이 시작되자, 인노회 지도부와 회원들이 구속되는 시점에 갑자기 잠적하였다. 그리고 그는 그해 8월 경찰에 특채된다. 처음 김순호를 경찰로 특별채용했던 치안본부 대공 3과의 홍승상 전 경감은 김순호한테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대표적인 사건이 인노회 사건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순호는 통상 순경 공채자가 경위 직급까지 승진하는 데에 최소 15년이 소요됨에도 불과 4년 8개월 만에 초고속으로 경위 직급에 올랐다. 경찰에 특채된 후 치안본부에 근무하며 홍승상과 함께 민주화운동 탄압에 앞장서 왔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났다. 그는 1996년까지 269명을 구속시켰는데 이는 밝혀진 것만을 집계한 것이다. 민주화운동 동료에 대한 배신을 넘어 체포 구속에 앞장서며 민주 헌정질서 확립을 가로막고 그 대가로 오히려 포상과 고속승진을 이어왔다. 김순호는 녹화공작을 거부하기보다 이를 이용하여 자신의 입신양명, 밀정의 길로 들어섰다. 김순호의 밀정 의혹 진상규명 조사가 우선이다. 다른 녹화공작 피해자들의 명예회복과 혼재되어서는 안 된다. 당장 김순호에 대한 강제징집 결정을 중단하라.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1987년을 전·후한 의문사에 대해 실체적으로 조사하라!
- 김성수·우종원·노진수 의문사 사건을 조속히 조사개시 결정하라!
- 김순호에 대한 강제징집 진상규명 결정을 중단하라!
2023년 5월 24일
의문사 진상규명 촉구 10차 집회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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